현대백화점
1. 회사 개요
현대백화점은 2002년 (주)현대그린푸드의 백화점 사업 부문이 분할되면서 설립되었다.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이 주요 사업이며 21년 1분기말 기준 백화점 점포수는 23개, 면세점은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3대 백화점 브랜드로 2020년 기준 백화점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28%로 업계 2위, 시내 면세점 부문은 10.7%로 시장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는 내실 경영을 목표로 백화점 본업에 충실하여 신규 점포 유치에 소극적이었으나, 압구정 본점 등 강남권에 안착하고 유명 브랜드 유치와 꾸준한 VIP 고객 관리, 현대백화점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현대식품관 등으로 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얻으며 성장하였다. 과거 홈플러스, 삼성플라자 등에 대한 인수 실패, 부산 센텀시티, 양재 신규 출점 실패, 잦은 브랜드 분쟁으로 업계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후 전략을 바꾸어 규모 있는 신규 지점을 적극 출점하는 공격적인 경영에 들어섰고, 리파트, 한섬 등을 인수하고 아울렛 사업을 확장하며 사업 다각화를 노렸다. 특히 2021년 오픈한 더현대서울의 경우 코로나19 악재 속에도 역대 최고 오픈 매출 기록을 경신하는 등 핵심 매출 지점으로 거듭났다.
2017년에는 통합멤버십 제도인 H.Point를 출시하여 범용성과 고객 편의 향상에 기여했다.
2. 사업 모델과 매출 구성
현대백화점의 매출 구성은 백화점과 면세점으로 나누어진다. 2019년에는 백화점 비중이 88%, 면세점 16.77%였지만 2020년에는 백화점 77%, 면세점 27% (내부거래로 인해 100%를 초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추이에서 인상적인 점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매출액은 성장했다는 점이다. 2019년 이전까지 2조를 넘기지 않았던 매출액이 최근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2019년부터 2조를 돌파했고, 올해는 3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관비율은 꾸준히 60% 초반대를 보였으나 2020년에는 56%로 소폭 줄어들었다. 매출원가율은 2017년 16.88%로 낮은 편이었으나 2019년 26.02%, 2020년 37.17%로 크게 늘어났다.
백화점 부문에서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 효과에 따른 상대적 고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2월부터 기존점 성장률은 플러스로 전환 및 두 자리수의 높은 수치 (3월 55%, 4월 25%)를 보이고 있다. 1Q 기준 명품 50%, 가전리빙 39%에 이어 여성패션 15%, 남성패션 21%, 영패션 8%, 아동스포츠 35% 등 의류 턴어라운드가 구체적이다. 그 외에 식품 8%, 잡화 8%, 화장품 6%로 전품목 매출 회복을 가시화했다. 다만 광고판촉비가 34%(yoy) 증가했는데 2월 더현대 여의도점 오픈과 의류 브랜드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으로 일시적 현상으로 보여진다.
면세점 부문은 구매력 확대를 통한 명품 유치 증가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경쟁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면세점 사업을 축소하는 와중에도 2020년 2월 동대문 두타 면세점 인수, 8월 인천공항 T1 DF7 구역 면세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향후 명품 및 파워 브랜드 유치에도 유리해질 전망이다.
3. 산업 분석 및 경쟁자 분석
백화점 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악재를 맞아 실적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소비가 위축되며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면세점 업계는 여행 금지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2021년 들어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확진자 수가 줄어들며 경기 확장 국면에 접어든다면 이전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펜트업 효과로 인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시장이 백화점/면세점 업계로 생각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워낙 심각해서 오프라인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다소 가려진 것 같다. 대형 백화점 업계들이 온라인 유통 신흥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백화점 업계 전반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거나,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향후 전망 및 평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매우 특수한 이슈로 인해 백화점/면세점 업계는 작년 한 해 크게 위축되었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본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업종 또한 백화점/면세점 업계라고 생각된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진정될 국면에 놓인다면 코로나 이전의 소비 심리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소비가 나타날 것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보복 소비'의 수혜를 받을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다른 백화점, 면세점 업체에 비해 인상적인 면은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는 점이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속에도 6월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월 평균 매출액 200~270억), 11월 남양주 프리미엄 아울렛(21년F 3500억원, opm 3.7%) 개점에 이어 올해 2월 더현대 여의도를 출점했다. 내수 환경의 변동성 속에도 더현대 여의도를 비롯한 신규 대형 점포를 연달아 출점하며 위상을 강화했다. 신규 점포 확장으로 단기적으로 적자가 발생하였지만 그럼에도 대전/남양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목표 매출을 약 10% 이상 상회하고, 더현대 여의도가 영업 100일 동안 25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등 영업의 효율성을 잡았다는 면에서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밝다고 보여진다. 코로나로 인해 마케팅 활동이 제한적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현대백화점이 출점한 신규 점포들의 선전이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여겨진다.
면세 부문에서 역시 적극적인 투자로 바잉파워가 확대되며 적자 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고 고마진 카테고리 위주로 개선되며 수익성 개선 여지가 높다. 하반기에 인기 브랜드가 다수 입점하며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의 적극적인 투자는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더현대 여의도가 오픈 이후 폭발적인 관심과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매출액을 낼 수 있던 것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 설계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앞으로 인구 구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MZ세대는 '경험'을 중요시 하는데 더현대 매장 면적 절반 이상을 휴식, 문화 공간으로 채우고 층별 매장을 상품군을 기준으로 나눈 것이 아닌 테마에 맞추는 큐레이션 방식으로 나누는 등의 시도가 적중한 것이다.
앞으로 소비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여지는 MZ세대를 공략한 혁신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더현대의 가치는 수치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MZ세대는 국내 인구의 3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로, 향후 15년간 구매력이 꾸준히 상승하여 X세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소유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며, 아낄 때 아끼지만 쓸 때는 과감히 고가의 명품을 '플렉스'하는 MZ세대에게 더현대는 하나의 새로운 복합 문화 소비 공간으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자신의 소비를 SNS 등으로 과시하는 데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더현대를 비롯한 현대백화점의 신규 점포들은 좋은 '인스타 명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더현대 등 신규 대형 점포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여진다. 또한, 델타 변이 등의 변수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기 회복 및 소비 증가의 속도가 더딜 수 있다. 면세점 부문에서 여행 재개가 시작되어야 적자가 본격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코로나 변수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소 변수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극적인 기회로 만들어 가려는 현대백화점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해 볼만한 것 같다.